생활수필 - 손끝으로 여는 세상
생활수필 - 손끝으로 여는 세상
  • 미용회보
  • 승인 2020.01.0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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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나눠요

 

자수를 놓다가 손끝으로 느껴지는 감촉이 점자로 표현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 손 자수로 전하는 점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시각장애인식개선 프로그램이다. 시작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미서점에서 진행하는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기획하며 관내 시각장애인의 수가 400명이 넘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대체 그분들은 모두 어디에 계신 걸까?’ 내 머릿속과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은 생각들이 걸러지지 않아 그대로 둘 수가 없었다. 시각장애인을 참여자로 하는 일명 ‘시각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참여자 0명. 그들을 껴안기에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무지했던 거다. 그들을 껴안기에 앞서 시각장애인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나는 시각장애인을 대하는 자세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해마나 한두 번 씩 소소하게 진행하다가  '2019 동네책방 문화사랑방'에 선정되어 더 많은 사람들과 주기적으로 만나 실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2019년 5월~11월 문화가 있는 날에 모여 다양한 문학작품을 읽으며 서로의 같은 생각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 생각들의 키워드를 찾아 점자로 쓴 후 그 점자를 자수로 완성하는 과정이다. 물론 과정의 바탕엔 시각장애 인식개선이 우선이었다. 우리의 과정이 상징적인 의미로 다가가 심미적인 효과와 함께 이해와 배려로 연결고리가 생기기를 바랐다.

 

 

“ 시각장애인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
  점자가 만들어진 목적을 인지하는 것.
  지켜야 할 도리와 바람직한 행동기준을 마련하는 것.
  책임감과 배려심을 기르는 것.
  내 이웃에 관심을 갖는 것.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는 것. ”

 

 

책을 매개로 한 시각장애 인식개선 프로그램
2019년 10월말 기준 인천광역시 인구 2,956,984명 중 등록 장애인 수는 141,031명으로 전체인구의 4.87%라고 한다. 지체장애(69,517명)가 절반에 가깝게 많고, 청각/언어장애 (22,390명), 시각장애(13,738명), 뇌병변장애(13,237명)의 순이다. 구도심인 중ㆍ동구에는 10,599명의 장애인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후천적인 장애와 선천적인 장애의 비율이 9:1이라고 하니 남의 일 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중학교 2학년 때 부터  안경을 착용했다. 성인이 되어서는 안경도 패션의 일부가 되어 안경 바꾸기를 즐겨했다. 하지만 나이가 더해지고 이제는 눈에도 노화가 시작되었다. 노안이 온 것이다. 2년 전 까지만 해도 안경을 벗고 가까이 들여다보는 선배를 보며 웃었다. 머지않아 내게도 올 모습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땐 슬프기 보다는 '어떡해~' 하면서도 웃음 짓게 만드는 제스추어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즈음엔 안경을 콧망울에 걸쳐놓고 바늘귀에 실을 꿰거나 아예 벗어놓고 책을 읽는다. 내게 닥치니 불편함 뿐 아니라 많이 슬프고 속상하다. 밖에 나가서는 책 읽기도 꺼려지고 신청서 같은 서류에 글씨 쓰기도 싫을 정도다. 그러면 시각장애인들은 어떨까? 슬픔에 대해 이야기 하자는 것이 아니다.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 하자는 것이다. 그들이 겪는 불편함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서로 함께 사는 이웃이 되자는 거다. 잠시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것!

우선 학습 방법에 있어 시각장애인은 모든 부분을 촉각이나 청각을 이용하여 인지해야 하기 때문에 학습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보행은 어떨까? 시각장애인 유도 블럭이 설치되어있는 곳이 많지 않으니 초행길에는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그래서 익숙한 길이 아니면 집밖에 나오는 것을 꺼려한다고 하니 얼마나 답답할지 생각만 해도 가늠이 된다. 정보의 한계는 없을까? 정보가 넘치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시각장애인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극히 한정되어 있다. 물론 음성지원 서비스가 확대되어 있기는 하지만 모든 것에 음성지원 서비스가 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옷을 입는 것은 어떨까? 계절에 맞는 옷을 챙기고 색상을 맞추고 외출 시에는 적어도 거울을 한번 이상 보게 되는데 도움 없이는 색상을 맞추기도 어렵고 형태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알맞게 입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처럼 일상적인 것에도 어려움이 크다. 어디 어려움 정도겠는가? 그렇다고 무조건 도와줘야할까?
도움받기를 꺼려하는 사람도 있고 저시력인 사람들도 있으니 도움을 줄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몇 년 전 길을 걷다가 시각장애인이 길을 건너시려는 것 같기에 다가가 "도와드릴까요?" 물었다. 길을 건너는 것 까지만 도와달라고 하시기에 나는 그분의 팔을 잡았다. 하지만 화들짝 놀라시며 내 팔을 덥석 잡으셨다. 나 또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놀람을 감지하신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희 같은 사람들에겐 팔을 내어 줘야 해요~”
그때 알았다. 내가 무지했다는 것을....... 알아야 도울 수 있겠다는 것을.......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손끝으로 여는 세상 - 책으로 나눠요' 프로그램의 시작인 5월과 프로그램의 끝인 11월에 각각 외부 강사를 모셔 시각장애인식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강의 내용 중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부분을 옮겨 놓으니 참고하여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 앞을 보지 못 하는 불편이 있을 뿐 생각과 생활은 똑같기 때문에 언행에 조심해야한다.
+ 호칭 사용에 있어 낮추어 보는 의미가 강한 장님, 봉사, 앞 못 보는 사람보다는 공식
  용어인 '시각장애인'이라 말을 사용해야 한다.
+ 시력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눈과 관련된 말이나 본다는 이미지를 일부러 피하거나 혹은
  상대를 너무 높이거나 낮추는 것 모두 삼가해야한다.
+ 과소평가도 과대평가도 하지 말아야 한다.
+ 동정도 경외도 아닌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 장애인이 하는 일들에 대하여 장애극복이란 것보다는 그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고 일상의
  활동으로 여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 불편함에 대해 도움을 줄 때는 양해를 구하고 최소한으로 지원하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동행시 안내자의 팔꿈치를 반보 앞에서 대어 주면 된다. 손을 잡거나 뒤에서 밀면 더욱
  불안하다.
+ 계단을 오를 때나 내려갈 때 혹은 평지에서 보도로 오를 때나 그 반대의 경우 안내자는
  잠시 걸음을 멈추어 주며 간략히 상황을 말해 주면 된다.
+ 보행 시 스마트폰을 보거나 다른 행동을 하면 안내받는 시각장애인이 불안하다.
+ 지하철이나 인도에 있는 유도 블럭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것이다. 흰지팡이를 든  시각장애인을 보면 유도블럭에서 피하고 장애물을 그 위에 두지 않도록 한다.
+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눈이자, 친구이자, 가족으로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에
  탑승할 수 있도록 법률에 명시돼 있다.  
+ 안내견은 버스는 물론 승용차에 탑승 할 때도 주인의 발과 의자 사이에 얌전히 엎드려
  있기 때문에 택시 이용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 시각장애인 안내견에게 먹을 것을 주는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 정해진 먹이 외에는 눈길도
  주지 않도록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받아먹지도 않을 뿐더러 만약 먹이를 따라 개가 움직일
  경우 시각장애인인 주인이 곤경에 빠질 수 있다.



* 일러두기
 
  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홈페이지 참조
  인천광역시 시각장애인 복지관 http://www.ibu.or.kr/
  송암 박두성 기념관 http://ibusongam.or.kr/index.php
  사단법인 인천광역시 시각장애인 복지 연합회 http://ibwu.kr/index.php?mid=index
  점자세상 http://www.braillekorea.org/

  점자자수전시
  날짜 : 2019년 12월 16일 ~ 2020년 2월 29일
  장소 : 송암 점자 도서관 3층
  문의 : 032-773-8448


 

김시연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 : 공원연출 및 상품 기획
기업 문화 상품 기획(포스코 外 다수)
웹사이트 디자인(주한 르완다 대사관 外 다수)
엄마의 책장 기록집 <오늘은 고백하기 좋은날>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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