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책 102] 사피엔스 2탄
[이달의 책 102] 사피엔스 2탄
  • 서영민 기자
  • 승인 2020.06.0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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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전 세계에 걸쳐 점점 더 많은 기업가, 엔지니어, 학자, 법률가, 경영인이 이 제국에 동참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이들은 제국의 부름에 응답할 것인가, 아니면 자기 국가와 민족에 충성을 바치며 남아 있을 것인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제국을 선택하고 있다. p296
▶▶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세계는 거대한 네트워크로 연결된 하나의 제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나라도 세계라는 제국에서 완벽하게 분리되어서 존재하기가 힘든 세상이 되었다. 글로벌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 느끼는 소속감은 출신 국가보다는 그 기업이 진출한 주요국 지구촌이다. 국가와 민족이 없어질 리 만무하지만 특정국가와 민족이 아주 불합리하게 차별받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어 국가와 민족에 충성해야 할 필요성은 감소했다. UN이나 세계무역기구(WTO) 등도 있지만 그린피스, 국경없는의사회 등 지구촌 전체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NGO 단체도 많아졌다. 

일신론자들은 자신들이 단 한 분밖에 없는 신의 모든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다른 모든 종교를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지난 2천 년간 일신론자들은 모든 경쟁상대를 폭력으로 말살시킴으로써 자신들의 힘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되풀이했다. p310                                                                                                                                              ▶▶ 솔직히 종교로 인한 뿌리 깊은 갈등은 일신론을 신봉하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갈등이 대부분이다. 기독교 안에서도 신교와 구교의 갈등이 있었고, 이슬람은 지금도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일신론자들은 이신론자나 다신론자들보다 상대적으로 포교에 적극적이고 집요하다. 그래서 자칫 이들이 앞세우는 평화와 사랑이라는 메시지가 공허해지기 쉽다. 

이신론자의 견해에는 나름의 단점이 있다. 악의 문제를 풀어주기는 하지만, 질서의 문제 앞에서 당황하게 된다. 만일 세상을 유일신이 창조했다면, 세상이 이토록 질서가 잘 잡히고 모든 것이 동일한 법칙을 따르는 현실이 분명하게 설명이 된다. 그러나 만일 세상에 두 대립되는 힘인 선과 악이 있다면, 둘 사이의 싸움을 관장하는 법칙을 정한 존재는 누구인가? p314
▶▶ 동양의 인식체계가 음양이라는 이분법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해와 달에서 남녀 밤낮 등등. 서양의 종교에는 선악이라는 이분법이 선명하다. 천사만 있는 세상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사탄과 악마가 출현해서 인간을 유혹하고 위험에 빠뜨린다. 그래서인지 인간은 천사의 기질과 악마의 기질을 동시에 가진 이중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왕왕 있다. 

지난 5백 년간 인간의 힘은 경이적으로, 유례없이 커졌다. 1500년에 지구 전체에 살고 있던 호모 사피엔스의 수는 5억 명이었다. 오늘날에는 70억 명이 산다. 1500년 인류가 생산한 재화와 용역의 총 가치는 오늘날의 화폐로 치면 약 2,500억 달러였다. 오늘날 인류의 연간 총생산량은 60조 달러에 가깝다. 1500년 인류가 하루에 소비한 에너지는 약 13조 칼로리였다. 오늘날 우리는 하루 1,500조 칼로리를 소비한다(숫자들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라. 인구는 열네 배로 늘었는데 생산은 240배, 에너지 소비는 115배 늘었다). p351
▶▶ 2020년 현재 세계 인구는 78억 명에 달해 80억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한방에 78억 명의 일상은 엉망이 되었다. 500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보다 훨씬 많이 먹어서 다시 다이어트에 매달리는 숫자가 어마어마하고, 거의 모든 사람이 500년 전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살고 있다. 풍부한 에너지를 이용한 교통수단의 발전은 활발한 이동을 가능하게 했고, 바이러스 확산 속도도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전개를 보여 준다.
이 책에서 지적한 인구 증가, 1700년 세계 인구 약 7억 명, 1800년대 9억 5천만 명, 1900년대 16억 명, 2000년대 60억 명, 무서운 폭발이다. 그런데 2020년 78억 명.  

역사를 통틀어 사회를 고통스럽게 했던 가난은 두 종류였다. 남들은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나는 이용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사회적 가난 그리고 식량과 집이 없어서 개인의 삶을 위험에 빠뜨리는 생물학적 가난이었다. 사회적 가난은 아마도 결코 근절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세계의 많은 국가에서 생물학적 가난은 옛말이 되었다. p377
▶▶ 인류가 정착해서 농경사회를 이루면서 지금까지 모두가 잘사는 사회는 경험하지 못했다. 오늘날 최강대국인 미국에도 가난한 사람과 노숙자들은 넘쳐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했던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가 실현되기 정말 어렵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선진복지 국가를 지향한다면 부자들의 평균적인 삶의 질 향상보다 가난한 사람들의 평균적인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인도에 부임하는 영국 장교들은 길게는 3년간 콜카타 대학에서 공부해야 했다. 여기서 영국법과 함께 흰두법과 무슬림법을, 그리스어 및 라틴어와 함께 산스크리트어&우르드어&페르시아어를, 수학&경제학&지리학과 함께 타밀&뱅골&흰두스탄 문화를 배워야 했다. 언어학 공부는 현지어의 구조와 문법을 이해하는 데 더할 수 없이 귀중한 도움이 되었다. 윌리엄 존스나 헨리 롤린슨 같은 사람들의 업적 덕분에 유럽 정복자들은 자신의 제국을 매우 잘 알았다. 그 이전의 어느 정복자보다도, 심지어 원주민들보다도 더 훨씬 더 깊이. p424
▶▶ 제국주의 시대 식민지를 통치하기 위해 영국이 그랬던 것처럼 일본도 우리나라를 지배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한양에 부임하는 총독은 조선의 문화에 대해서 배우고 연구했을 것이다. 일제가 저지른 만행과는 별개로 근대적 인구조사 토지조사 등등은 일제의 자료가 광복 이후에도 오랜 기간 정부 정책 자료에 인용됐음을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 한다. 오늘날 나라가 나라를 점령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역과 문화가 영향력을 대신하는 시대가 되었다. 진출하고자 하는 나라에 대해서 문화와 언어 지리적 특성까지 치밀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원전 8500년의 사람은 농업혁명에 통한의 눈물을 흘렸을 수도 있지만 농업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 이와 비슷하게 우리는 자본주의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 없이 살 수 없다. p471
▶▶ 농업혁명이 있었고 또다시 농업에서는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품종개량 농업의 기계화 등의 과정을 겪었다. 이제 아주 소수의 농부가 대다수 도시민을 먹여 살리는 구조가 정착되었다. 코로나 같은 질병이 주기적으로 발생해 각 나라의 교역이 통제되는 상황이 온다면 농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지구촌에 위기가 발생하면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는  달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지구촌은 달러를 중심으로 이미 자본주의가 확고하게 뿌리를 내린 것이다. 

산업혁명의 핵심은 에너지 전환의 혁명이었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에는 한계가 없다는 사실을 산업혁명은 되풀이해서 보여주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유일한 한계는 우리의 무지뿐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p480
▶▶ 많은 학자가 화석에너지의 고갈을 예언했지만 여전히 화석에너지는 세계 곳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석유생산 파워를 미국의 세일가스가 잠식하듯이 경제성이 없는 자원도 기술발달로 자원화 될 수 있기 때문에 화석에너지의 고갈은 더더욱 먼 미래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언젠가는 포항 앞바다에 묻혀있는 6억 톤의 가스하이드레이트도 채굴해서 사용하는 날이 올 것이다. 지금의 태양광 에너지도 대체에너지로 사용되기 시작한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어쩌면 에너지는 고갈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성을 확보한 에너지로 이동할 뿐인지 모른다. 

비만은 소비지상주의의 이중 승리다. 사람들은 너무 많이 먹고(적게 먹으면 경제가 위축될 테니) 다이어트 제품을 산다. 경제성장에 이중으로 기여하는 것이다. p493
▶▶ 인간의 식생활만 그런 것이 아니다. 핸드폰만 봐도 그렇고 더 빨리 더 자주 바꾸라고 안 그러면 유행에 뒤처진다고 광고에서 끊임없이 속삭인다. 자동차 TV 냉장고 등등 대부분의 소비재를 망가져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싫증나서 바꾼다. 현대인은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소비가 미덕이라는 말에 세뇌되어 있다. 

그러므로 현대사회의 속성을 규정하려는 모든 시도는 카멜레온의 색을 규정하려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유일한 속성은 끊임없는 변화다. 우리는 여기에 익숙해져, 대부분 사람들은 사회질서를 바뀔 수 있는 무엇, 우리가 마음대로 가공하고 개선할 수 있는 무엇이라고 생각한다. p516
▶▶ 인류의 탄생과 함께 정말 바뀌지 말아야 할 가치들이 있다. 예를 들어 모성, 인류애, 공공선 등등. 변화에 익숙해져 있고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공포감에 질려있다. 빠르게 돌아가는 시계초침 위에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인간인 것 같다. 사회질서라는 것도 다수의 안녕과 행복에 우선 가치를 두는데, 거기서 개인의 자유가 어느 선까지 제한을 두어야 하는 문제를 합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행복의 부나 건강, 심지어 공동체 같은 객관적 조건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행복은 객관적인 조건과 주관적 기대 사이의 상관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p540
▶▶ 나의 햇빛을 가리지 말아달라는 철학자 디오게네소스의 행복은 따사로운 햇볕을 쬐는 주관적 행복이었다. 그렇다고 많은 사람이 행복의 객관적 조건으로 햇빛을 꼽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이 나이 듦에 따라 행복의 가치가 변할 수도 있고, 그 사회가 지니는 사회적 문화적 환경 때문에 행복의 가치가 다를 수도 있다. 과연 내가 지금 행복한가?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기대를 교차해서 점검하고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자세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행복은 내부에서 시작된다.” 돈이나 사회적 지위, 성형수술, 아름다운 집, 높은 자리는 우리에게 전혀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다. 지속적 행복은 오로지 세로토닌, 도파민, 옥시토신에서만 나온다. p550
▶▶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은 행복을 느끼는 데에 기여한다고 알려졌고, 심장박동수와 혈압을 증가시키는 도파민의 분비가 줄어들거나 재흡수 되어 부족할 경우 우울증을 일으키고, 옥시토신은 수유하는 동안 유방에서 젖을 나오게 하며, 분만이 가까워져 투여하면 임산부 중 80~90%는 성공적으로 자궁수축이 일어난다고 한다. 행복은 내 안의 호르몬에 달려 있는데 그 호르몬을 분비하게 하는 것들은 사람마다 다르다. 한번 분비된 호르몬은 오래 지속하지 않기 때문에 행복은 카운터펀치가 아니라 가볍게 던지는 쨉이다. 100억 로또에 한 번 당첨되는 것보다 2년에 한 번씩 10억씩 열 번 당첨되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니체가 표현한 대로, 만일 당신이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이든 견뎌낼 수 있다. 의미 있는 삶은 한창 고난을 겪는 와중이더라도 지극히 행복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의미 없는 삶은 아무리 안락할지라도 끔찍한 시련이다. p552
▶▶ 인간의 삶은 삶의 의미가 지배하고 동물의 삶은 치열한 생존본능이 지배한다. 처음부터 삶의 의미를 확고하게 깨닫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느지막이 심지어 죽음을 앞두고 삶의 의미를 깨닫는 인생도 있다. 삶의 의미가 불분명할 때, 우리는 기다려야 한다. 의미 없는 삶은 없고, 가치를 부여받은 시기에서 빠르고 늦음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머지않아 스스로의 욕망 자체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마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질문은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이다. 이 질문이 섬뜩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p586
▶▶ 우리가 무엇을 원해서 80억 명, 90억 명, 100억 명으로 종족 번식에 매달려야 하는가? 첨단 IT기술과 인공지능 등 기술혁명은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가? 생산성이라는 미명아래 유전적으로 조작되는 동식물들이 우리가 원하는 모습인가? 인류 모두가 인공장기를 갈아 끼우면서 영생을 얻으면 행복해질까? 나는 또 지금 내 삶에서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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