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 70세 할아버지 '벤'이 전하는 긍정의 힘
영화리뷰 - 70세 할아버지 '벤'이 전하는 긍정의 힘
  • 안예은 기자
  • 승인 2022.03.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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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모두에게 열려있지만, 모두가 그 길을 가는 것은 아니에요"

따뜻한 봄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이 맘 때쯤 다시 꺼내 보고 싶은 영화가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첫 출근날 설레임과 긴장감을 안고 내방역 3번출구를 올라오던 순간을 또렷히 기억한다. ‘인턴’은 그 시기에 운명처럼 보게 된 영화인데, 매년 볼 때마다 새롭게 느껴진다. 어떤 때는 유쾌하게, 어떤 때는 잔잔한 위로로 다가와서 많은 영감을 불어넣어 준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무언가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2-30대 젊은이들이 결혼 취업 여가 시간을 포기한다고 한다. 가장 빛나야 할 시기에 포기라는 단어 앞에 인생의 경험이 별로 없는 우리는 유연함과 침착함이 부족해서 불안감이 먼저 앞선다. 
나에게는 아직 벤 할아버지 같은 70년 경력과 연륜은 없지만, 따뜻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는 벤의 모습을 통해서 삶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을 배운다. 
안예은 기자 yeeun4262@naver.com

- 70세 할아버지 ‘벤’, 시니어 인턴으로 채용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아내와 사별한 후 줄곧 혼자 생활해온 70세 노인 ‘벤’과 젊은 나이에 성공한 CEO ‘줄스’이다. 영화는 세대를 뛰어넘어 서로에게 따뜻한 위로와 긍정의 메시지를 건네는 두 사람의 우정을 다룬 이야기다. 
벤이 인턴으로 취직한 회사는 ‘ATF’ 온라인 의류 쇼핑몰 회사다. 벤은 독수리 타법에 컴퓨터 활용 능력이 부족해서 출근 첫날부터 혼자 노트북을 들고 씨름한다.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회사 안에서 젊은 주변 동료들은 벤의 독수리 타법을 신경 쓸 겨를 도 없이 모두가 정신없이 일하고 있지만 벤은 주변 상황에 동요하지 않고 여유롭고 단단하다. 
벤이 ATF에서 겪는 모든 것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A4용지 만한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부터, 인터넷 의류 쇼핑몰이라는 그동안 자신이 접해보지 않았을 전혀 새로운 분야와 자신보다 2-30년 어린 직장 동료들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은 이들과 어울리는데 혼란을 겪지 않고, 모든 상황에 미소와 호기심으로 반응한다.


- 따뜻한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벤은 자신만의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젊은 동료들과 소통해 나간다. 내비게이션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에게 오히려 내비게이션이 알려주지 못하는 지름길로 안내하고,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손수건을 꺼내 슬퍼하는 젊은 동료의 눈물을 닦아준다. 
벤은 자신이 상황에 끌려가게 두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 상황을 이끌어 갔다. 자신이 가진 것에 젊은 세대의 사고를 반영하면서 스스로를 도모하고, 도움이 필요한 동료들에게 작은 희망을 선사하는 벤의 모습에 입가에도 잔잔한 미소가 지어진다.
어느새 벤 주위에는 팀원들이 모여든다. 소소한 고민을 나누고 농담을 하면서 벤은 그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주변을 밝게 하는 ‘벤’. 벤은 자신만의 소통법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시작한 벤만의 ‘소통’ 
ATF의 CEO인 줄스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바쁜 회사 생활에 치여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CEO다. 줄스는 가족들을 사랑하지만 온전히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늘 마음 한 켠이 공허하다. 일벌레처럼 일하지만 만족하지 못하고, 늦은 시간 침대 위에서까지 노트북을 붙잡고 있지만, 회사에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며 새 CEO 영입을 요구하는 물러설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뜻대로 안되는 상황 속에 있는 그녀에게 벤은 따뜻하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위로한다. 

“1년 반 전에 혼자 창업해서 직원 220명의 회사로 키운게 누군지 잊지 말아요.”

 


-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주체적으로 살아가기로 해요 
줄리는 사회에서는 성공한 CEO였을지 모르지만 삶에서는 아직 초보 인턴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삶의 지혜와 여유를 갖춘 벤은 인생의 선배이자 따뜻한 조력자가 되어준다. 줄리는 벤의 조언으로 남편과의 대화를 통해 남편과의 문제를 마주하고, 이름조차 잘 알지 못했던 직원들과 소통을 시작하면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길은 모두에게 열려있지만 모두가 그 길을 가는 것은 아니에요” 

 

 

CEO는 직원들의 앞에서 회사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삶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의미에서 벤은 회사 안에서는 초보 인턴이었지만, 자신의 삶에서는 최고의 CEO였다. 
시니어 채용 의무화로 고용된 70세 ‘벤’은 오히려 자신을 채용한 회사에서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젊은 세대에게 ‘소통’으로 다가가 위로를 건넨다. 어쩌면 소통은 가장 중요한 문제 해결 방식일지도 모른다. 타인과 교감하면서 나를 알아가고, 타인을 알아가며 점차 주체적으로 주인공으로 성장하는 ‘줄리’의 모습을 통해 ‘소통’은 가장 중요한 문제 해결 방식이라고 영화는 말한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다. 소통을 하기로 마음을 먹는 것도 바로 ‘나’이기에 내가 마음을 먹으면 할 수 있다고, ‘네가 가는 곳이 곧 길’이라고 영화는 말하고 또 지지해주고 있다. 

따뜻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계절, 다시 꺼내 본 영화 ‘인턴’을 통해 올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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