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 서영민 기자
  • 승인 2023.06.0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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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괜찮은 척 살아가는 당신에게
라오양이 부엉이 지음, 하진이 옮김, 다연 펴냄

항상 오늘을 살아내는 것이 삶이지만 시간은 흐르고 나이는 먹어가고 역사는 쌓인다. 2023년이라는 한 해를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절반을 돌아서는 오늘은 무척 덮다. 매년 맞은 상황이겠지만 여름이 왔음이 생경하다. 미용회보라는 제목을 생각하면 세월의 무게가 이번 호가 더 먹먹하다. 1983년 7월에 탄생한 미용회보가 40년, 나처럼 중년이 되었다. 마흔 살 미용회보의 생일을 소박하게 챙기고 싶다. 그래 우리 중년이 되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한 달 한 달 걸어가자 꾸나!     


살찌는 건 쉽지만 그 외에는 도무지 쉬운 일이라곤 하나도 없는 것이 바로 삶의 본질이다!  p12
▶ 체질이라고도 하고 기초대사량을 높여야 한다는 상식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평생 살과 전쟁을 벌이며 살아간다.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살찌는 것이 허무할 정도로 쉽다는데 좌절하게 된다. 조금만 방심해도 살이란 놈은 틈새를 파고든다. 삶도 그러하다. 어렵사리 하나를 막고 나면 하나가 밀려오는 식이다. 


자신을 위해 단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성취감을 느껴야 한다. 그래서 무료한 일상에 뜻밖에 즐거움과 형식미를 첨가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해야만 요원하기만 한 꿈과 주변에 지뢰밭처럼 깔린 나쁜 정서에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p16
▶ 단기적인 목표를 세우면 대게 하루를 기준으로 어느 정도 목표에 근접했는지 점검해야 한다. 너무 먼 장기적인 목표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3단계가 됐든 5단계 7단계가 됐든 단계적으로 성취할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순차적으로 장기적인 목표로 나아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단계 단계마다 성취감을 느낀다면 단계적 성취가 장기적 목표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이 세상에 가장 대단한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도 최첨단 무기를 보유한 사람도 혹은 끝도 없는 은행 잔고를 가진 사람도 아닐 것이다. 심오한 삶의 이치를 깨달은 내로라하는 현자들도 아닐 것이다. 바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강한 자야말로 대단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p38
▶ 지금 되돌아보면 부끄럽게도 인생의 고비 고비마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당시에는 참을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해 폭발해버렸다고 판단했지만 시간이 지나서 되짚어 보면 아무것도 아닌 머쓱한 상황인 경우가 많다. 강한 태풍에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계곡이 울음소리를 내지만 산은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킨다. 그런 사람이고 싶다. 


인터넷이 두 가지 착각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하나는 직접 만날 필요도 없고, 시간을 소비할 필요도 없고, 특별히 외모를 꾸미지 않고서도 수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착각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다른 사람들의 인생은 유난히도 행복하고 풍요로운데 오직 나만 아는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으며 또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착각이다. p53
▶ 인터넷 속에는 삶의 아픔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세상의 맛있는 음식은 다 인스타그램에 있고, 멋진 카페와 예쁜 여행지도 넘쳐난다. 내가 아는 사람들 모두의 인생이 즐겁고 행복해 보인다. 그 행복한 사람들도 직접 만나면 힘든 속내를 털어 놓는다. 사람인지라 쉽지 않겠지만 지나치게 인터넷 상의 사람들의 삶과 내 현실을 비교할 필요는 없다. 나부터도 좋은 내용만 올리지 않는가?


당신이 절망에 무너지는 순간들, 당신을 불안에 빠뜨리는 일들, 당신이 도저히 헤쳐나갈 수 없다고 느끼는 난관들은 어차피 당신 힘으로 견뎌 나가야 한다. 모든 것이 속수무책인 현재와 언한 대로 이루어지는 내일 사이에, 온 세상 가득 채우는 근심 걱정과 뜻하는 대로 문제가 해결되는 순간 사이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이 세상 곳곳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한 장벽이 당신을 가로막고 있다. 어차피 뚫고 나가야 하는 거라면 온몸으로 부딪쳐라! 기껏해야 엉덩방아 찧는 것 말고 뭐가 더 있겠는가? p77
▶ 삶이란 고독의 바다를 홀로 건너가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혼자이며, 각자가 직면한 삶의 난관은 모두가 다르고 내 마음속 모두를 누군가가 알아주면 좋겠지만 모두 털어놓을 필요도 없다. 그냥 내가 안고 가는 것이다. 넘어지고 깨어지고 때로는 벽에 부딪치고 때로는 벽을 돌아 돌아서 가기도 해야 한다. 내가 삶의 난관 앞에서 몸부림치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내 삶에 그렇게 관심이 없다. 내가 그렇게 힘들 일이 있었노라고 말했을 때 “어 그런 일이 있었니? 그때서야 알아차릴 뿐이다. 


흔히 “산다는 것은 좋아하는 것과 함께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평범한 삶이 아니라 이상적인 꿈에 가깝다. 실생활에서는 내 능력 범위 안에서 좋아하는 것들을 추구하는 동시에 자신이 싫어하는 일들을 견뎌내야 한다. p93
▶ 때로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게 삶이다. 삶은 그냥 밀려오는 파도처럼 밀려오고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좋아하든 싫어하든 해초도 조약돌도 안긴다. 내가 왜 살지? 지난해까지도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50대 후반 이제는 행복이 삶의 목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을 되돌아보면 행복의 순간은 너무도 짧다. 막상 행복한 순간에 다다랐어도 인간이라는 동물은 싫증을 내고 이내 행복이 아닌 상황으로 자신을 내몬다. 그래서 지금은 삶의 목표가 최선을 다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내는 것으로 정정하고 싶다.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내면 아주 어쩌다 행복이라는 감정도 손님처럼 한번 씩은 찾아올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이며 의사인 윌리엄 제임스는 말했다. 
“망망대해에서 두 사람이 만나면 실제로는 여섯 사람이 존재하는 것과 같다. 각자 스스로 보는 두 사람, 각자 상대방이 보는 두 사람 그리고 실제의 두 사람이다.” p108
▶ 똑같은 사람인데 사랑을 느끼기도 하고 또 변했다고 헤어지기도 하고 지겹다고 원수가 되기도 하는 것이 사람관계인 것 같다. 한 사람 안에 다양한 성격의 자아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을 한 면만 보고 친구가 되거나 부부가 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4계절은 지켜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10년 이상은 교류해야 평생 벗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 어떤 관계도 이도 저도 아닌 흐지부지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보다는 단칼에 베어버리는 명확하고 결연한 태도가 훨씬 자애롭다. 또한 말과 생각이 다른 거짓 열정보다는 명쾌하고 깔끔한 거절이 한층 고상하다. p112
▶ 사람 성향도 있는데 나에게는 단칼과 거절이 참 어렵다. 소극적으로 피해버리는 경우가 더 많다. 거절하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할 때가 많다.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어서 생각해낸 방법이 삶을 단순화시키는 것이다. 단순한 틀 속으로 들어가 버리면 확실히 거절할 일이 줄어든다. 


우리는 흔히 서로 사랑에 빠질 때는 “정반대의 성격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막상 헤어질 때는 “서로의 성격이 안 맞았다”고 해명한다. p130
▶ 뉴스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이혼 사유는 성격차이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렇게 성격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들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결단인 결혼을 판단하고 실행했다는 점이다. 우리 모두는 양파처럼 한 꺼풀 깔 때마다 새로운 알맹이가 나오는 다중인격자인지 모른다.  


부모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 노릇을 하는 것이고, 당신 역시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녀 노릇을 하는 셈이다. 하물며 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부모가 독단적이고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것을 비난할 때 당신 스스로를 일깨우기 바란다. 그들은 완벽한 어른이 아니며 당신 역시 완벽한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p146
▶ 부모 자식 간에도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반드시 독립이 필요하다고 본다. 내가 어른이 되어 부모의 삶을 안타까워 하지만 남은 부모의 삶도 내가 살아줄 수 없다. 부모에게도 그들의 부모인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었고, 나는 어느 새 부모와 자식 사이에 낀 부모이자 자식이 되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부모와 자식이 함께 긴 노년의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 세상의 가장 황당한 현상 중 하나는 이렇다. 즉, 똑똑한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의심하고 되짚어 보는 데 반해, 바보는 자신의 믿음이 확고부동하다는 사실이다. p174
▶ 대체적으로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보면 성공에 대한 에너지가 넘치고 추진력도 있지만 혹여 잘못된 확신에 빠져있으면 그만큼 거기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만큼 피곤한 상황도 없다.   


교양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상대방이 알아채지 못하는 가운데서 진심으로 존중해주는 것이다. 또 스스로 비굴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을 편안하게 배려해주는 것이다. 자신의 편견을 버리고 타인이 진실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혹은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이해하고 살펴주는 것이다. p185
▶ 가끔 나는 주어를 빼고 불쑥 본론을 이야기한다고 핀잔을 듣는다. 나만 어떤 생각에 빠져있는데 상대방도 당연히 빠져 있고 알아들을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이다. 상대를 배려하지 못하는 대화법이어서 반성하지만 잘 고쳐지지 않는다. 필요로 하는 도움을 주는 것은 상대에게 부담감을 안겨준다. 


사람과 사람의 교류에는 한계선이 있어야 한다.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는 진심을 다하고, 그럴 가치가 없는 사람은 피식 웃고 지나가라. 그들과는 시시비비를 따질 필요도 없고 앙갚음을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잘못해서 파리가 입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라. p201
▶ 웃고 지나가고 싶은데 밀접하고 자주 만나는 사이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요즘 들어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은 나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고민에 직면하면 누군가와 술을 마시면서 털어놓고 상담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일기장의 나에게 털어놓고 정리하는 것이 훨씬 명쾌한 결론에 다다를 때가 더 많다. 인생에서 직면하는 수많은 난관과 자신만의 미묘한 심리적 변화, 비밀을 반드시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필요는 없다. 그냥 안고 가도 된다. 


본래 우리 삶에는 ‘불공정약관 조항’이 있다. 당신이 노력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종종 엉망이 되기 일쑤다. 하지만 노력한다고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이룬다는 보장은 없다. 노력의 좋은 점은 노력을 기울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p243
▶ 인간의 탄생부터가 불공정약관 아닌가? 유전자의 힘은 엄청나고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거나 또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거나 또 어떤 나라 어떤 인종으로 태어나는지 도무지 불공정하다. 다만 수많은 동식물 중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은 평등하다.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너무 많지만 그렇다고 노력을 안 하고 살수는 없지 않는가? 하는 데까지 해보는 것이 또한 삶이리라.


난 당신에게 차갑고 냉혹한 사람이 되라는 것이 아니라, 힘이 닿는 데까지만 도우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이나 시간, 열정을 가늠하여 조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만 도우면 된다. 자기 일을 모두 내던지고 무조건 남들을 만족시키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p252
▶ 경험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복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은 한 번이 어렵지 한 번으로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왜냐하면 도움은 타인을 만족시키기 보다는 자신을 만족시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느 정도 성공해야 형제들에게 부모 자식과 또 그 사회와 국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영어를 잘하려면 열심히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익혀야 한다는 것을, 날씬해지고 싶다면 식단을 조절하고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한 지식과 지혜는 결코 천부적인 재능이나 마법이 아니라 폭넓은 독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p287
▶ 수 만년 동안 축적된 인류의 지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인터넷 상에는 엄청난 정보들이 공개되어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공부 잘하는 법, 날씬해지는 법, 부자가 되는 법 등등 공개된 정보는 넘쳐나지만 밥 먹는 것처럼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공부도 대학교를 끝으로 끝난 줄 안다. 대학 이후 살아갈 세월이 길다는 것과 어마어마한 지식과 정보가 쏟아진다는 것을 깨닫고 행동해야 한다.


성숙함은 더 이상 자신이 남보다 뛰어나다고 여기지 않으며 또 자신을 함부로 낮추며 하찮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대내적으로는 오만함이 줄어들고, 대외적으로는 편견을 버리는 것이다. p305
▶ 때로는 남자들 같은 경우는 술에 취하면 오만해지는 사람들을 꽤 보았다. 남들이나 자신에게나 똑같이 겸손하려고 한다. 결과적으로 편견도 자기 자신의 지식과 판단이 옳다는 오만 지나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들이다. 겸손이 틈을 보이면 나타나는 녀석들이 오만과 편견이다. 


현실이 잔혹한 이유는, 당신이 얼마나 노력했든 일단 그 일을 망칠 경우 당신의 노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매도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이다. 
현실이 아름다운 이유는, 당신이 과거 얼마나 비천하고 구차하게 살든 상관없이 일단 성취를 이루면 전 세계 사람들이 당신을 환영하며 상냥하게 대한다는 점이다. p331
▶살아가고 있는 삶이고, 아름다운 것도 내가 살아있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사람들이 항상 과정을 중요하게 강조하지만 결과로 쏠리는 것도 현실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부디 차분한 어른이 되자. 속세에 깊이 몰입하면서도 또 초연할 수 있고, 아무런 원망 없이 마음껏 살다가 충만감과 초연함으로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 p353
▶ 이미 어른이 되었다. 거울 속의 나는 중년인데 여전히 생각은 청년이다. 생존을 위해서 살아가는 나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추구하는 나와 적절한 협상을 해야 한다. 이제 원망은 없다. 나란 사람은 이나마 잘 살아왔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지금이 끝이어도 크게 억울해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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