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책 124 - 저성상 시대의 행복사회
이달의 책 124 - 저성상 시대의 행복사회
  • 서영민 기자
  • 승인 2022.05.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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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시대의 행복사회
성장이 멈춘 시대, 행복할 가능성은 없는가


신승철 지음, 삼인 펴냄

산업혁명의 흐름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선진국에서 후진국을 몰락하는 사례보다 후진국에서 중진국 선진국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더 많기 때문에 전세계는 필연적으로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도 70~80년대 고성장 시대를 지나 2000년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행복의 가치가 달라지고 삶의 모습들이 달라졌다. 새벽종이 울리면 잘살아 보자고 한마음으로 모였던 시절의 사람들과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지금 세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지금 현재의 행복에 더 집중하는 삶, 돌봄과 배려로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고, 재미와 의미의 균형을 찾는 삶속에서 행복을 추구하고 싶다.              서영민 홍보국장 ymseo36@hanmail.net

경제(economy)의 어원은 살림(oikos), 즉 오이코스였다고 합니다. 밖에서 하는 ‘큰 일’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경제의 어원이, 집안에서 가족 한 명 한 명의 작은 일을 챙기는 살림에서 나왔다니요? 도대체 왜일까요? 살림과 경제 사이에 건너지 못할 긴 강이 흐르는 것만 같습니다.  p24
▶▶궁극적으로 경제와 살림이 무엇일까? 둘 다 우리가 살아가는 매뉴얼이고 삶의 여정이다. 
남녀를 떠나서 최소한 초등학교부터는 경제와 살림의 개념을 이해하고 나름대로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남자들이 나이가 들어서 사별하면 살림에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어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다. 경제와 살림에 대한 이해와 실행력이 있어야 평생을 살아가면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밥이 우리 자신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결국 밥상이 모든 학문과 종교와 예술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p55
▶▶코로나 시대 “밥 한 번 먹자.”라는 말을 건네고 아쉽게 전화를 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하다고 했고, 밥을 먹는 관계를 식구라는 단어로 관계의 긴밀함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 문화다. 

우리가 사는 진정한 이유는 사랑하기 때문에, 욕망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돌봄과 자신의 돌봄 때문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p69
▶▶ 배려에서 한 발만 나아가면 돌봄이 되고 ‘나 뿐인 놈’이 ‘나쁜 놈’이라는 말도 들었다. 사랑이 구현되는 표현이 배려와 돌봄일 수도 있다. 돌보고 배려해야 할 사람이 많다는 것은 오지랖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지만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우리는 너무 먼 미래를 걱정하여 여러 적금과 보험을 무리하게 들었고, 늘 더 나은 미래를 현존 사회에서 꿈꾸고 있었습니다. 아파트 평수를 넓혀서 부모님을 모셔야겠다는 계획, 최신 휴대전화를 구입해서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는 계획 등등이 저희 생활에 아로새겨져 있었지요. 그러나 그것들을 탈탈 털어내니 놀랍게도 현재의 순간을 재발견했습니다. p73
▶▶최근에 20여년 가까이 된 보험을 해약했다. 이미 나의 죽음으로 발생할 가정의 리스크 시기는 지나왔고, 몇 달을 고민하다가 죽어서 받는 혜택과 앞으로도 7~8년의 납입기간도 걸림돌이었다. 미래의 발생하지 않은 위험을 위해 지불하는 보험에 대해서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오늘 행복이 중요하다. 

우리의 현재는 미래에 차압되지 않는 현재였고, 과거에 저당 잡히지 않는 현재였습니다. ‘늘 오늘만 같아라’라는 의미의 ‘오, 늘!’ 밖에는 없었지요. p74
▶▶그렇다고 늘 현재의 행복만 추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옳은 일은 아니다. 인내하고 기다려야 더 큰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일과 나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십대 중반을 넘긴 내 나이는 이미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히면 억울한 나이가 되어버렸다. 지금 오늘 행복하고 싶다. 

이제 제 자신이 달라져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변화는 슬며시 찾아올 것입니다. p91
▶▶사람의 의식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걸 믿는 편이다. 변화는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선언하는 것부터가 시작이고 변화된 상황을 100일 정도 유지하면 습관으로 만들 수 있고, 10년 정도 유지하면 그 사람의 정체성이 된다. 

여러 일이 한꺼번에 다가오고 막혀있을 때는 과감히 낮잠을 자거나 산책을 가는 등 생각에 단락을 만들어서 새로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p101
▶▶ 누구에게나 일을 하다보면 안 풀릴 때가 있다. 한 발 한 발 나아가야 하는데 정체될 때는 잠시 그 일에서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거나, 의식적으로 잠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다가 계속 방치해버리면 해결하고 나아가기가 쉽지 않고 다시 돌아올 타이밍을 선택해서 들여다보면 해결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죽기 전에 특별한 곳으로 여행을 가거나 특별한 이벤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생활세계, 일상이 평범하게 지속되는 것이 저의 소원이자 꿈이기 때문입니다. p127
▶▶진지하게 나의 꿈이 무엇일까? 고민해보게 된다. 자연과 좀 더 가깝거나 아니면 접근성이 좋은 곳에서 살고 싶다. 지금 일상으로 하던 것들 마라톤 읽기 쓰기 새롭게 시작한 붓글씨까지 이런 것들을 하면서 만나면 즐거운 사람들과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 새로운 곳도 여행하고 싶지만 그동안 가봤던 곳들을 다시 여행하면 그 또한 즐겁고 행복할 것이다. 

보이지 않는 배려의 공동체는 불쑥 생겨나고 갑자기 사라집니다. 사랑도 이런 것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지 않은 채, 자신의 얼굴을 알리지 않은 채, 자신의 명예를 바라지 않은 채, 보이지 않는 사랑이 곳곳에서 생성되고 사라집니다.  p131
▶▶조직에서는 항상 그런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는 않지만 묵묵히 조직을 위해서 일해 주는 사람. 가족 중에서도 자신보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희생하는 누군가가 있게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을 존중해줘야 그 조직이나 가족이나 더 화합하고 서로가 행복해 질 수 있다.   

행복은 외부에서 우발적으로 찾아오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가 만든 배치와 관계망에서 만들어지고 생성되고 창조됩니다. 그러한 배치와 관계망은 우리 자신의 욕망, 즉 우리 안의 생명과 자연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조우하는 질서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작은 행복은 미세하고 다양한 욕망이 어우러져서 만들어지는 특이점입니다. p155
▶▶ 삶의 목적이 ‘그냥 살아지니까’가 아니라면 ‘행복하기 위해서’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자신이 행복한 구조와 행복한 공간과 행복한 관계 속에 존재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노력해야 한다. 삶의 경험은 또 간접 경험이 저마다 행복감을 느끼는 지점이 어디인지 깨닫게 해준다. 행복도 열심히 찾아 나설 때 우리를 만나 준다. 

우리는 먹는다는 것을 가장 절실하고 치열하게 고민할 시점입니다. 특히 생물을 먹는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p175
▶▶ 지구상에 모든 동식물은 먹는다는 행위를 하지 않고는 존재 자체를 유지할 수 없다. 인간은 오랜 세월 진화를 통해서 동식물을 먹을 수 있게 진화되어 왔다. 난 개인적으로 개고기 식용과 소 돼지 닭의 식용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기 힘들다. 동물과 식물의 경계가 애매한 경우도 있고, 모든 육식 동물은 타 생명체를 먹음으로써 존재할 수 있는 운명이다. 그렇다고 식물의 먹히는 고통이 동물의 고통만큼 고통스럽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우리가 식물이 되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한 사실은 공장식 사육에 의존하는 육식이 더 많은 지구촌 문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삶의 시간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몇 십 년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열심히 무언가를 하여 유한한 시간 동안의 의미와 가치를 찾고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p195
▶▶ 주어진 시간을 생각할 때 지나온 세월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깜짝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출근 차창 너머로 지난주 활짝 핀 벚꽃들이 이번 주에 자취를 감추고 연녹색 잎들이 돋아났다. 봄이 왔음이 기쁘기도 하지만 한 해의 절반이 또 훌쩍 지나가겠구나! 예전에도 이렇게 세월이 빨랐던가? 일 년 일 년 잘게잘게 쪼개진 수 십 년들의 세월들은 뭉개진 수채화처럼 선명하지 못하고 그저 나이 든 중년의 내 모습과 대비되는 빠른 시간만이 당혹스럽게 하는 여름  같은 봄이다. 

자본이 인간마저도 뺄셈을 하고 대신 인공지능을 채택하려는 상황입니다. 그런 점에서 기술진보가 모두 다 선인 것이 아니며 따라서 적정한 기술 수준으로 제어할 필요성도 여기서 생깁니다. 즉, 과학이나 기술은 공동체와 사회의 통제권 아래에 있어야겠지요. 그래야 비로소 기술문명이 인류와 공동체, 사회에 기여한다는 본래의 목정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p222
▶▶ 우리 인류가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200년도 안된 세월동안 엄청난 과학기술적 발전을 이룩했지만 산업혁명 이전의 사람들보다 행복한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스마트폰부터 전기를 통한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등 수많은 가전제품, 수도시설 편리한 이동수단 등 이용하지만 먹고 자고 관계의 구성원 사이에서 살아간다는 본질은 변함이 없다. 역설적이게도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을 끄고 모든 과학기술문명의 도구들을 배제하고 자연 속에 덩그렇게 놓여질  때, 초원에서 양치는 목동이 그저 양들을 바라보는 평화를 느낄지 모를 일이다. 

공동체에서 활동하다 보면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해서 열심히 하다 보면 시간이 갈수록 점점 재미가 없고, 재미가 있어서 한 일은 종종 의미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그 둘 사이에서 길을 잃기도 하지요. 그래서 의미와 재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p242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 먹고살기 위한 방편으로 꼭 필요한 공동체 생활이 있고, 동호회가 됐든 동창회가 됐든 내가 즐기기 위한 공동체가 있다. 전자의 공동체 생활에서는 아무래도 재미보다는 의미가 후자의 공동체는 재미가 우선할 수 있다. 재미있는 일만 쫓아서 가다보면 공허함을 만날 수 있고, 의미있는 일만 ㅤㅉㅗㅈ아서 가다보면 지쳐서 포기하고 싶은 지점을 만나게 된다. 재미와 의미의 적절한 균형만이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할 타협점이다. 

세상에는 여러 유형의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의 도식으로 파악하다 보면 과거를 사는 사람이 있고, 현재를 사는 사람이 있으며, 미래를 사는 사람이 있다고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p253
▶▶ 나이가 들면서 현재만을 살고 싶은 사람으로 변화해 가는 것 같다.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되 지속가능하냐를 고민하는 것으로 미래와 접점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 나의 의지는 언제나 내 몸을 행복한 곳으로 친절하게 이끌어줄 것이다. 

연대할수록 서로 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달라져야 한다는 말, 즉 공동체가 품고 있는 차이와 다양성이 더 많은 경우의 수를 가져야 더 다양해지고 풍부해진다는 사상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다양성을 넓혀가기 위해 모이고 연대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p277
▶▶ 한 조직에서 오래 머문다는 것은 익숙함이라는 편안함을 주지만, 다양성의 기회를 상실하게 한다. 그래서 항상 반대적 성향을 찾아서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신적 노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육체적으로 활동하는 취미를 갖는 것이 좋고, 육체적 노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정신적 활동의 취미가 좋다. 공동체가 다양성 없이 일체가 됐을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공동체에서 일을 하다보면, 1에서 3까지는 내가 한 일이고, 4에서 7까지는 네가 한 일이라고 명확히 구분하기 힘든 일들이 대부분입니다. 내가 3을 해줬기 때문에 4나 5의 일처리가 더 매끈할 수 있었던 경험, 혹은 아예 그 구분 자체가 어렵게 뒤죽박죽으로 공과를 나누기 불가능한 일도 많지요. 이처럼 나와 너 사이에서 일이 흘러가듯이 진행될 때,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닌 우리 중 어느 누군가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곤 합니다. p280 
▶▶공동체란 이미 공동의 운명을 함께 나눈다는 전제고 만들어지는 조직이다. 어느 축구팀이 승리한 경우라면 11명 멤버의 승리에 대한 공헌도 평가는 다를 수 있어도 승리 팀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은 절대로 달라질 수 없다. 그래서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면 나의 입장을 생각하는 동시에 항상 공동체의 입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내 입장과 공동체의 입장이 일치하지 않을 때 냉철하게 판단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파스퇴르는 백신을 만들어서 인류의 목숨을 많이 구했습니다. 그러나 그 관점을 모든 것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요. 그것을 모든 것에 적용하려는 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헛된 맹신과 망상입니다. p323
▶▶ 우리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바이러스의 집요함을 새삼 깨닫는다. 우리 인간이 끊임없이 백신을 만들어내지만 바이러스 또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변이를 만들어내면서 저항한다. 결국에는 침공과 대항이라는 긴 시간과 상처를 안으면서 타협하는 “가끔씩 덜 아프게 괴롭힐 거야, 니(인간)들도 예상 가능한 피해를 감수하렴!” 풍토병으로 자리를 잡는다. 
인간이 과학기술을 무기로 백신과 감염을 극복한 항체로 대항한다면 바이러스는 변이로 대항한다. 인간과 바이러스의 전쟁은 끝이 있을 수 없다. 

거실의 기능과 유래, 현실을 말하다 보니 거실이 이제 많은 잠재성을 품고 있는 신비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거실의 재발견은 삶의 재발견입니다. p252
▶▶몽골족의 게르나 원시시대 움막을 보면 인간의 주거시설은 거실에서 출발해서 부엌 침실 등등으로 분화됐다. 화목한 가족의 가장 큰 특징은 거실에 자주 모이고 거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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