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꿈을 짓밟지 마라
선생님의 꿈을 짓밟지 마라
  • 김하형
  • 승인 2023.09.0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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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선생님을 추모하며, 갑질이 근절되는 사회를...

늦은 저녁 교대와 서이초를 지나는 길이였다. 표지판 하나에 같이 담긴 서울 교대와 서이초, 돌아가신 선생님의 모교와 가장 가까운 학교.
모두를 가슴 아프게 했던 서이초 교사 자살 사건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서울 교대를 다니는 조카의 카톡 플픽은 검정 리본으로 바뀐 지 한참이다. 
임용고시 준비에 땀 흘려 가며 가족 모임에서도 밥만 서둘러 먹고 책을 들여다보고 있던 이쁜 조카. 무슨 생각으로 공부를 하고 있으려나? 얼마나 심란하려나?
카톡으로 안부를 물었다. “공부 그냥 하고 있죠. 그런데 친구들 후배들 다들 다른 진로를 다각도로 고민해요. 저도 일단 임용고시는 합격하고 이런저런 생각해보려고요. 서울 교대는 서이초랑 가까운 학교이기도 하고 돌아가신 선생님이 선배님이셔서 9월 축제도 취소됐어요. 매주 토요일 집회 참여하는 후배들은 그때마다 울고... 뉴스 볼 때마다 속상하고. 가족들 모두 아시듯 전 어릴 때부터 선생님이 꿈이었고 서울 교대 합격했을 때 아빠 없이 혼자 절 키운 엄마는 펑펑 우셨고 정말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고 세상을 가진 것처럼 기뻤는데. 전 정말 아이들이 좋거든요.” 
가슴이 아프다. 
왜 이렇게 모두가 힘들어하는데 사건의 해결을 위한 진전은 없고 누구도 책임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지 어른으로 부끄럽고 매우 의심스럽지만. 서이초 선생님으로 인해 다시 한번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단면은 가감 없이 드러났다.

대한민국은 계급사회인가?

▲ 추모
▲ 추모

언제부턴가 대한민국은 계급사회로 변모를 하고 있다. 
계급 불평등, 젠더 갈등, 학벌과 직업은 모두 순위를 매겨 한 줄로 세운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지만 모두가 서로를 인지하고 있고 누가 더 나은지를 끊임없이 평가하다 보니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는 아이의 성적표가 곧 부모의 성적표가 돼서 누가누가 아이를 더 잘 키우는지 경쟁하듯 교사에게 부모의 요구는 점점 강도가 세어진다.
돌아가신 선생님도 직전까지 10명이 넘는 학부모 민원에 시달려왔다고 하니 이건 애들을 가르치라는 건지, 민원 처리를 하라는 건지 교사의 역할론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절대 기죽으면 안 돼, 쟤보다 네가 더 잘해야 해, 네가 못하면 엄마가 아빠가 지는 거 같잖아. 넌 상류층으로 살아야지.”
영화 기생충, 드라마 사랑의이해 등등 인간의 가장 내면을 들여다보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계급을 적나라하게 다룬지 오래다.
금융권의 계층구조를 묘하게 파악해 내부 연애사를 계급화시킨 드라마 사랑의이해는 정말이지 너무 현실적인 계급사회의 단면을 보여줬다. 결혼도 계급화되어 중산층의 전유물이 됐다는 요즘, 방영하는 결혼 서바이벌 2억 9천 같은 프로그램이 등장한 것도 당연한 결과물이다. 이 와중에 결혼해라 애 낳으라는 속없는 소리다. 

교육은 해방 이후 새로운 계급사회를 만들었다.

이는 이승만 정권의 농지개혁에서 출발했다.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를 지나며 농지개혁을 어느 나라보다 성공적으로 진행한 나라였고 많은 농민이 자작농으로 전환하며 계급과 계층의 평준화가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해서 반노예 상태에 살았던 농민들은 정치적 투표권에 이어 경제적 시민권을 얻게 됐다. 
여기에 노력하면 신분 상승이 가능하다는 체험을 하게 되며 자녀들의 교육열로 이어졌다. 

교대생 시위
서울 교육청 앞 조화들

더 이상 지주에게 고율의 소작료를 납부하지 않게 되어 소득의 증가는 교육에 투자로 이어졌고 고도의 경제 성장기를 거치며 현실로 나타났다. 자식 교육에 대한 투자가 자본주의에서 부와 명예를 주는 신분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주들은 토지를 재단 명의로 이전하고 사학을 설립하기 시작했다. 
한국 사회는 해방 이후 양반 평민이 없어지면서 대학과 학벌이 계급화된 사회였다. 라고 이야기한 중앙대 김누리 교수의 주장도 맥을 같이한다. 
현재 대치동 사교육 열풍 역시 중산층의 학력과 직업, 부의 대물림을 통해 계급을 유지하려는 욕망으로 학자들은 해석한다. 
학벌 특권 효과를 정책적으로 차단해야 이같은 문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과연 가능할까? 싶다는... 지금은 대통령부터 S 대 법대 검찰 라인만 중용하고 있지 않은가? 

해법은 모르겠다. 
다만 학부모 말고 부모라면 내 아이를 무한 경쟁으로 내몰기보다.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소통하고 공감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주기만 바란다면 지금 같은 갑질은 잦아들지 않을까? 세상은 급속도로 변모하고 있고 우리 세대가 살아온 사회의 모습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상상조차 못 하면서 학벌과 계급만을 논하기엔 너무 어리석지 않은지. 
함께 잘 살아야 건강한 사회가 된다. 그게 우리나라의 강점이었다. 
갑질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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