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 - 나는 매일 무엇을 반복하는가
음악칼럼 - 나는 매일 무엇을 반복하는가
  • 신은경
  • 승인 2024.01.08 15: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얼마나 연습할 수 있는지 헤아려본다. 음악가에겐 연습을 빼고 일상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연습은 생활의 중심이다.

임윤찬이 겨우 19세에 반 클라이번 콩쿨이라는 세계적인 국제콩쿨에서 당당히 우승한 것은 그의 뛰어난 재능뿐 아니라, 집중력 있는 연습과 수많은 양의 연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연아 또한 어린 시절부터 정해진 새벽 연습 시간보다 더 일찍 일어나 선생님을 기다리고, 연습 마치고 모두가 집으로 향한 후에도 남아 그날 실수한 것들을 반복 연습했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연습벌레인지 알 수 있다. 손흥민 역시 축구의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무척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어린 손흥민이 힘들고 지루한 연습을 더이상 하고 싶어 하지 않을 때도, 아버지는 함께 뛰며 연습량을 채웠다. 그들이 이루어낸 것은 매일 반복한 것의 힘이다. 

우리가 이처럼 끊임없이 반복할 때 뇌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토니 라빈슨은 신경과학을 통해 우리 두뇌가 어떻게 작용을 하는지 그의 책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에서 다음과 같이 얘기하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대단히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우리 두뇌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두뇌의 능력은 거의 무한에 가깝다. 두뇌는 항상 우리의 명령을 기다린다. 그리고 무엇이든 실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 누구나 이렇게 위대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게 사는 이유가 무엇인가? 

신경과학자들은 뉴런은 신경망을 통해 계속해서 전기화학적 신호를 주고받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우리가 처음 어떤 행동을 할 때는 가느다란 신경 섬유를 통해 신체와 연결된다. 그리고 그 행동을 반복할 때마다 연결 회로가 강화된다. 여러 번 반복하거나 강렬한 감정을 가지고 행동하면 더 많은 신경 섬유가 합쳐지게 된다. 마침내 이런 행동이나 감정에 관한 ‘굵은 회로’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회로 연결은 자동으로 어떤 행동을 자꾸 반복하게 만드는 신경 고속도로인 셈이다. 

금연하겠다는 마음이 있는데도 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도 신체적으로 담배를 피우고 싶도록 회로가 연결된 것이다. 우리는 그냥 하나의 습관을 가진 것이 아니라 신경계의 강한 신경연상회로와 연결된 것이다. 

과거에 사용하던 신경연상회로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연결 역시 약화될 것이다. 따라서 좋지 못한 감정 습관이나 행동을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열정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위축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용기도 쓰지 않으면 줄어들고, 결단도 활용하지 않으면 시들고, 사랑도 나누지 않으면 없어진다.”

임윤찬도, 김연아도, 손흥민도 처음이 쉽지만은 않았을 테지만, 그들은 매일 꾸준히 연습하고 반복해서 뇌와 신체를 자기 삶에 유익하게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뇌과학에선 위와 같은 일을 ‘신경가소성’이라 부른다. 나의 행동이 반복될수록 뇌에 생긴 좁은 오솔길은 고속도로가 되고, 습관으로 자리 잡아 많은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도 그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행동뿐 아니라 감정도 그렇다. 우울, 걱정, 분노 등을 자주 경험하고 선택하면 우리 뇌에 부정적인 감정 통로를 만들어 그 감정에 쉽게 중독될 수 있다. 기쁨, 감사, 충만함 등의 긍정적인 감정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끊고 싶은 행동이나 감정이 있는가. 
뇌는 신경가소성에 의해 언제든 변화가능하다. 우리의 뇌는 강화될 수도 약화될 수도 있다. 지나간 과거보다 지금 무엇을 반복하고 있는가가 중요한 이유이다. 말랑말랑하고 유연한 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몸과 마음에 괴로움을 불러일으키는 습관이 있다면, 이제 내가 뇌에 새로운 신경망을 만들면 된다. 쉽다고 할 수도 없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처음 만들 때 드는 에너지를 감수하면, 신경 회로가 만들어진 이후의 삶에 나를 가뿐하게 데려다 놓을 수 있다. 이것 또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나는 학창 시절 방학 내내 늦잠을 자다가, 개학 후 아침 일찍 등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곤 했다. 이른 기상이라는 길을 만들어야 하니, 그 첫발에 많은 에너지가 들었다. 3주 정도 지나면 저절로 눈이 떠지고 좀 더 쉽게 일어날 수 있었다. 우리 뇌는 이렇게 늘 신체와 연결하고 있다.

나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지금 어떤 행동과 감정을 반복하는지 살펴보자.
나는 사랑 에너지로 가득한 피아니스트, 건강미 넘치는 피아니스트의 삶을 위해 무엇을 반복하고 있을까.
매일 피아노 의자에 앉아 연습하고, 연주회장 대관을 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에 도전하고, 매일 운동으로 연주할 체력을 키워 활기 있게 생활하고, 미소와 포옹으로 사람들과 온기를 나누는 것을 얼마나 꾸준히 하고 있는가. 사랑도, 의지도, 근육도 쓸수록 늘어난다.

“그 모든 경험은 과거의 일로 이미 끝난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당신이 갖고 있는 생각과 믿음, 지금 하고 있는 말이다. 지금의 생각과 말이 당신의 미래를 만든다.” -루이스 헤이

2024년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방향키를 어떻게 잡고 선택, 행동할 것인가. 
오늘도 나는 피아노 의자에 앉아 건반에 손을 얹고 하루의 점을 찍으며 삶의 그림을 만들어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시 서초구 방배로 123 미용회관 5층
  • 대표전화 : 02-585-3351~3
  • 팩스 : 02-588-5012, 525-1637
  • 명칭 : 대한미용사회중앙회
  • 제호 : BeautyM (미용회보)
  • 대한미용사회중앙회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한미용사회중앙회.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