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이야기 4 - 퍼머
머리카락 이야기 4 - 퍼머
  • 서영민 기자
  • 승인 2018.08.20 10: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퍼머는 헤어스타일 형태를 만들어내고 풍성한 볼륨감을 주는 매력적인 미용기술입니다”

 

 

인간은 보통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동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퍼머도 그러지 않았을까요? 직모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들은 웨이브를 동경하게 되고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가진 이들은 스트레이트 퍼머로 머리카락을 펴고 싶어 합니다. 퍼머는 헤어스타일 형태를 만들어내고 풍성한 볼륨감을 주는 매력적인 미용기술입니다. 제가 미용역사를 쓴다면 퍼머넌트 대중화 이전과 이후로 미용역사를 구분해야 된다고 주장하겠습니다.
우리 인간이 웨이브 머리카락에 대해 동경한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 전 일입니다. 사전에서는 미용실에서 생머리를 웨이브로 만들어주는 행위를 퍼머넌트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퍼머는 어떠한 화학 작용을 통해서 웨이브를 만들어내며, 퍼머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요?


                                                                                                                                                              서영민 홍보국장 yms@beautyassn.or.kr

 


 

 

 

 

퍼머넌트 원리

머리카락에 만들어지는 웨이브를 분류하면 짧은 기간 유지되는 웨이브와 오래 지속되는 웨이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짧은 기간 유지되는 웨이브는 수소결합(수소원자가 끌어당기는 힘인데 결합을 힘이 강하지 않아서 열이나 수분에 의해서 깨질 수 있으며, 머라카락에 탄력성을 제공하여 일시적인 변형이 가능하게 한다.)이라는 머리카락 성질을 이용해 아이론, 전기 세팅, 핀컬, 드라이어로 웨이브를 만듭니다. 이러한 웨이브는 지속력이 짧고 습기나 물에 의해서 쉽게 풀리는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웨이브는 현대미용 역사에서는 1872년 프랑스 파리에 살던 마르셀 그라또우(Maecel Grateau)가 만들어낸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퍼머는 오래 동안 지속되는 웨이브인데 물이나 물리적 방법으로는 쉽게 변형되지 않습니다. 머리카락 구조를 고배율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살펴보면 옷감처럼 세 가닥 케라틴 단백질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펌제(보통 1제라고도 합니다.)는 알카리 성분의 화학약품을 시스텐 결합을 끊어주어 단백질 형태를 변화시켜 웨이브를 만들지만 컬 형태를 오래 유지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다시 중화제(보통 2제라고 합니다.)를 뿌려서 수소결합을 끊어준답니다. 이해하기 쉽게 알카리 성분의 펌제가 문을 열고 머리카락 단백질 구조를 바꾸어서 컬을 만들고 중화제가 문을 닫아 고정시킨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퍼머넌트의 원리는 현대미용 역사에서는 1905년 런던에서 찰스 네슬러(Charles Nestle)라는 미용사가 창안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클레오파트라도 퍼머를 했다는데….

퍼머 역사를 이야기하다 보면 등장하는 인물이 클레오파트라입니다. 철학자 파스칼이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 코가 조금만 낮았어도 역사가 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가 얼마만큼 미인이었는지 지금에야 확인하기 힘들지만 로마의 영웅 카이사르와 사랑을 나누고 안토니우스를 유혹하고 영화에서 보면 독사로 자살하는 드라마틱한 삶이 전설처럼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그리스계 후손으로 검은 직모 머리카락이었나 봅니다. 그녀는 웨이브를 만들기 위해서 진흙을 바르고 가늘고 긴 막대기를 이용해 머리카락을 감아올리고 이집트의 강한 햇볕에 말려서 웨이브를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나일강 기슭에서 채취한 진흙속에 알카리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 진흙이 펌제 역할을 한 것이지요.
로마에서는 다리미 열을 이용해서 웨이브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20년 화장품상인 러시아계 백인여성이 전기퍼머기를 들여왔으며, 1937년 오엽주 여사가 일본에서 기구를 들여오면서 퍼머가 대중화됐다고 평가합니다. 제 어렸을 때 기억을 더듬어 보면 부뚜막에서 젓가락을 달구어서 웨이브를 만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누나들이 떠오릅니다.
퍼머가 전 세계 여성들에게 사랑받고 대중적으로 보급된 지가 100여년 밖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웨이브!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이정미 대법관이 헤어롤을 풀지 못하고 출근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서 외신에 까지 소개될 만큼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엄청나게 바쁜 출근시간에도 웨이브를 포기하기 쉽지 않은 점이 대다수 여성들의 공감을 얻었을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왜 그렇게 웨이브에 집착할까요? 결코 상쾌하지 않은 펌제 냄새도 견디면서. 머리카락에 웨이브를 연출하면 뭐가 좋지? 저 자신이 우매한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먼저 머리카락에 웨이브가 만들어지면 풍성한 볼륨감이 생깁니다. 전체적인 이미지가 곡선이 주는 부드러움을 자아내죠. 우리 할머니 할머니들이 참빗으로 곱게 머리를 빗고 감아올려서 비녀로 꼽거나, 젊은 여인들이 머리를 빗어 곱게 댕기를 땋기 위해서는 꽤 많은 정성과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퍼머 머리는 확실히 시간이 절약되고 관리가 편한 스타일이라는 생각입니다. 헤어스타일 형태를 만들거나 변형시키기 쉽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인지 모르겠으나 퍼머스타일이 질감과 볼륨감을 줄 뿐만 아니라 성숙한 여성성을 더 느낄 수 있습니다.

 

퍼머는 또 얼마나 발전할까?

퍼머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미용사가 열정을 갖고 디자인에 대해서 연구해야 합니다. 그러한 연구와 열정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품질이 우수한 펌제가 꾸준하게 개발돼야 하고, 다양한 컬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구들도 무슨 무슨 펌이라는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옵니다. 퍼머 웨이브 형태도 얼굴형이나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변화합니다. 아줌마스타일이라고 해서 심하게 뽀글거리는 퍼머가 유행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자연스런 웨이브를 선호하는 추세이입니다. 머리카락 단백질 형태를 변화시켜서 웨이브를 만들어내는 퍼머의 원리는 변하기 어려운 과학입니다. 다만 펌제가 얼마나 모발에 유익한 성분을 함유해서 모발손상을 최소화시키면서도 냄새도 역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경쟁이 치열한데 무암모니아 무알콜 등등의 단어가 강조되기도 합니다.
퍼머넌트가 발명되지 않았다면 오늘날 이렇게 많은 미용실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미용실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퍼머가 미용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합니다. 머리카락이 자란다는 사실 때문에 커트가 존재하듯이 웨이브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존재하는 한 퍼머도 지금보다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시 서초구 방배로 123 미용회관 5층
  • 대표전화 : 02-585-3351~3
  • 팩스 : 02-588-5012, 525-1637
  • 명칭 : 대한미용사회중앙회
  • 제호 : BeautyM (미용회보)
  • 대한미용사회중앙회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한미용사회중앙회.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